임대동
林大仝。字貞叔。羅州人。號晦軒。成化甲午。中生員。官至縣監。畢齋宰咸陽時。從遊講業。先生頭流之行。同遊龍游潭。
龍遊潭曲四絶。時克已,貞叔從焉。 潭乃前年禱雨之處。下有水潛灘。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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龍遊潭上亂峯腰。入蒨穿雲棧路遙。雨裏巖頭澆飯罷。三人長嘯響山椒。
龍遊潭畔石磨龍。小若窪樽大坎空。造化兒能容易辦。蒼崖回首想鴻濛。
龍遊潭底泯雷音。也識前年此日心。沃暵蘇枯還有應。不須或躍便爲霖。 岩上澆飯時。有雨。
龍遊潭下水如油。天影澄澄樹影稠。方寸人心眞箇樣。纔離激盪卽安流。
昨日何日。今夕何夕。皎皎白駒。場苗來食。方虞旱暵。洛水將竭。守土穢政。坐竢誅責。何圖湛澤。慰此嗚咽。于時故人。笑言孔洽。歸功九重。殊有筆力。拊髀詠嘆。以代鼓樂。
십칠일에 비가 내린 것을 기뻐하여 임정숙의 사언시에
답하다[十七日喜雨答林貞叔四言]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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어제는 어느 날이며 / 昨日何日
오늘 저녁은 어느
저녁인고 / 今夕何夕
깨끗한 흰 망아지가 와서 / 皎皎白駒
채마밭 곡식을 뜯어먹누나/ 場苗來食
바야흐로 모진 가뭄을 만나 / 方虞旱暵
낙동강 물이 마를
지경이니 / 洛水將竭
태수가 정사 잘못한 탓이라 / 守土穢政
앉아서 처벌만 기다렸는데 / 坐竢誅責
어찌 헤아렸으랴 비가 흠뻑
와서 / 何圖湛澤
이 오열을 위로해 줄 줄을 / 慰此嗚咽
이때에 친한 벗이 찾아와 / 于時故人
매우 기쁘게 웃고 얘기하면서 /
笑言孔洽
구중 궁궐에 공을 돌리는데 / 歸功九重
자못 필력이 있는지라 / 殊有筆力
넓적다리 치며 읊고 찬탄하여 /
拊髀詠嘆
음악 연주에 대신하노라 / 以代鼓樂
[주D-001]채마밭 곡식을 뜯어먹누나 :
친구가 찾아온 것을 반갑게 여겨 한 말로, 《시경(詩經)》 소아(小雅)
백구(白駒)에 “깨끗한 흰 망아지가 내 채마밭 곡식 먹었다 핑계대고 발과 가슴을 얽어 놓고서 이 아침을 길게 늘이어 귀한 우리 이 손님을 더
놀다 가게 하리라[皎皎白駒 食我場苗 縶之維之 以永今朝 所謂伊人 於焉逍遙]” 한 데서 온 말이다.
布穀催耕后土乾。蝨官堪汗病夫顏。今朝忽見商羊舞。喜色懽聲巷陌間。
포곡조는 갈기를 재촉하나 대지는 말랐는지라 /
布穀催耕后土乾
병든 슬관의 낯에 땀이 흐를 지경이었는데 / 蝨官堪汗病夫顔
오늘 아침 갑자기 상양이
춤춘 것을 보고는 / 今朝忽見商羊舞
희색과 환호성이 길거리에 넘쳐흘렀네 / 喜色懽聲巷陌間
某生長嶺南。頭流。乃吾鄕之山也。而遊宦南北。塵埃汨沒。年齒已四十。尙不得一遊焉。辛卯春。持左符于咸陽。頭流在其封內。嵬然蒼翠。擧眼斯得。而凶年民事。簿書倥傯。殆二期。又不敢一遊焉。每與兪克己,林貞叔語此。未嘗不介介于懷。今年夏。曺太虛自關東來。從余讀禮。及秋。將返于庭闈。而求遊玆山。余亦念羸瘵日增。脚力益衰。今年不遊。則明年難卜。況時方仲秋。霒霾已霽。三五之夜。翫月於天王峯。鷄鳴。觀日出。明朝。又周覽四方。可一擧而兼得。遂決策遊焉。乃邀克己。共太虛。按壽親書所云遊山具。稍增損其所齎。十四日戊寅。德峯寺僧解空來。使爲鄕導。韓百源請從。遂歷嚴川。憩于花巖。
나는 영남(嶺南)에서 생장하였으니, 두류산은 바로 내 고향의 산이다. 그러나 남북으로 떠돌며 벼슬하면서 세속 일에 골몰하여 나이 이미 40이
되도록 아직껏 한번도 유람을 하지 못했다.
그러다가 신묘년(1471, 성종2) 봄에 함양 군수(咸陽郡守)가 되어 내려와 보니, 두류산이
바로 그 봉내(封內)에 있어 푸르게 우뚝 솟은 것을 눈만 쳐들면 바라볼 수가 있었으나, 흉년의 민사(民事)와 부서(簿書) 처리에 바빠서 거의
2년이 되도록 또 한번도 유람하지 못했다. 그리고 매양 유극기(兪克己), 임정숙(林貞叔)과 함께 이 일을 이야기하면서 마음 속에 항상 걸리지 않은 적이
없었다.
與齡落落松。時叔昂昂鶴。貞叔狂如絮。克己冷似鐵。海內識面久。氣味乃相得。平生頗自負。物外立於獨。幸此湖山遊。濟勝遍行脚。俯仰劃長嘯。南行登矗石。秋風把一杯。浩歌天地窄。玉山頹醉鄕。傍人好看客。酒醒夢忽驚。江郡曉初白。扶驢十里間。殘睡未開睫。頭流何處尋。擡眼揷天碧。行行歷崎嶇。踏盡靑山色。古寺出林梢。一條山水綠。夕陽僧倚門。迎我慰艱澁。坐我方丈間。桂風香滿室。不知何代詩。掛壁字埋沒。手拂看銀鉤。啜茗仍細讀。何幸朝暮遇。收拾古人迹。倦來睡榻畔。上方鍾悤夕。人生得與失。何事絆羈絏。好處卽開襟。適意忘榮辱。是我眞天遊。世人誰料識。寄語山中雲。愼勿鎖丹壑。我自塵籠中。與爾有素約。一片從西飛。爲我簷下宿。恨未獻少游。獨享聊自悅。
我昔十二來鄕序。齒列諸生學尊俎。當時吾子最枝梧。朱顏逸氣超諸侶。嗚呼歲月少容㒃。三十光陰遽如許。君乘彊仕西已皺。身世等閑一羈旅。余復何人日旣壯。腰腹空大無所貯。祇恐沒世名不稱。此生徒食悠悠去。我日斯邁爾月征。剩發深省毋惑沮。
天嶺上舍鄭伯勖。余之神交也。今年春。歌鹿鳴於道州。適過吾門。約觀頭流。無何。金相國殷卿。出按嶺南。屢以手柬。期而未赴。四月十一日己亥。追其行上謁於天嶺。問天嶺之人。則伯勖賦二鳥於京師。而還其廬已五日矣。遂得相遻。雅喜其宿願之不悖。金相國將挽余以自隨。余辭以山行有約。相國強之而不能奪也。則資行以送。仍恨簿書爲累。羸瘵已甚。未得從之遊。介介不已。新天嶺李先生箴。乃余杏壇執經者也。資我亦厚。天嶺人林貞叔亦從。以備三人之行。十四日壬寅。遂自天嶺南郭門而出。西行可一十里。渡一溪水。抵一逆旅。名曰蹄閑。自蹄閑西南行。上下岡隴可十里。兩山對峙。一泉中注。漸入佳境矣。行數里陟一岵。從者曰當下馬拜。余問所拜。答曰天王。余不省天王是何物。策馬而過。
東行至龍游潭。潭南北。幽窅奇絶。塵凡如隔千里。貞叔先待於潭石上。具饌以待。點罷遂行。時適新晴。水襄兩崖。潭之奇狀。不可得而窺矣。貞叔云。此佔畢公爲郡時禱雨齋宿處也。潭石鱗鱗。如田之畇畇。多宛然之迹。又有石如瓮如金鼎類者。不可勝紀。民以爲龍之器皿也。殊不知山澗湍急。水石流轉。相磨之久。而至於成形。甚矣。細民之不料事而好誕說也。由潭而東。路極險阨。下臨千尺。竦然如墜。人馬脅息而過者幾三十里。隔岸望頭流之東麓。蒼藤古木之間。指點先涅古涅等方丈。不知其幾也。一葦如隔弱水。雖欲跋一步以登而不可得矣。路漸低而山漸夷。水漸安流。有山自北而斗起爲三峯。其下居民僅十數屋。名曰炭村。前臨大川。伯勖曰。此可居也。余曰。文筆峯前。尤可卜也。前行五六里。篁竹林中。有古寺曰巖川。土壤平廣。可以廬其居也。由寺而東一里。峙壁千尋。人鑿斜逕於壁間而行一里許。踰一小峴北行。出貞叔田園之下。貞叔邀請不已。日已暮。又恐雨益甚水益漲。辭曰。王子猷。到門而返。不見安道。況今與貞叔共數日之遊。不必更入門矣。貞叔謝以足疾。未得卒陪杖履云。與之別。曛黑投沙斤驛。兩股疼痛。更不可步。翌日。盡還天嶺來隨人。騎馬行一里許。竝大川而南。皆巖川之下流。西望蒼山。纍纍然抑抑然。皆頭流之支峯也。